굿바이, 쇼팽을 연주하는 엔지니어와 웹소설을 쓰는 리서처

헤어질 결심이 쉽지 않은 이곳 스캐터랩에서는 오랜만에 아쉬운 이별의 작별 인사가 있었어요.

학교로 복학하면서 회사와 잠시 이별하게 된 두 명의 동료, 백엔드 엔지니어 성찬님과 리서처 상준님을 위한 시간. 마지막 출근을 앞두고 있는 두 분을 인터뷰 해 봤습니다. 스캐터랩이라는 회사에서 우리가 쌓아 올린 시간과 관계를 추억해 보면서✨

🎹 쇼팽의 음악을 탐험하는 백엔드 엔지니어

스캐터랩에서 들어선 첫날, 라운지의 피아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성찬님. 스캐터랩 입사 이후, 음악이 그리울 때,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완곡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을 때 쇼팽을 연주하는 엔지니어로 1년 8개월을 보냈습니다. 성찬 님에게 스캐터랩은 어떤 의미와 관계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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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찬님 퇴사하신다니 너무 아쉬워요. 스캐터랩에서 보낸 1년 10개월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어때요?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학교로 돌아가는 거지만 또 새로운 시작이니까요!

Q. 그동안 스캐터랩에서 어떤 일을 담당했어요?

정말 다양한 일을 했어요. 초기에는 백엔드 개발자로 입사해서 루다 개발을 주로 했어요. 작년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강화하면서 인프라 보안을 위해 보안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했었고, 이후로는 쭉 AWS 보안 업무를 하고 있어요. 이루다 2.0 베타 테스트도 담당했었는데, 클로즈 베타 테스트 기능 개발, 이후 순차적 오픈 베타 테스트까지 열정적으로 지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다시 인프라 업무를 하고 있고요. 요약하자면 시키면 무엇이든 하는 SRE를 맡았습니다.

Q. 성찬님이 경험했던 다양한 일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요?

두 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루다 2.0 베타 테스트와 보안 컨설팅이요.

올해 이루다 2.0 베타 테스트에서는 백엔드 개발을 맡았어요. 베타테스트 요구 사항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를 잘 해뒀고, 클로즈 베타 신청 페이지를 오픈하고, 순차적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할 때는 하루에 일정 명을 자동 승인하는 과정들이 재미있었어요. 유저들의 반응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일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어요!

작년에 진행한 AWS 보안 컨설팅은 제가 클라우드에 대해서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2019년 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과목을 들었을 때 AWS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방화벽(Security Group) 설정조차도 헤매던 기억이 아직도 나거든요. 회사에서 보안 프로젝트 참여하게 되면서 사비로 AWS 강의도 찾아서 듣고, 컨설팅도 받다 보니 어느새 클라우드 마스터가 되어 있더라고요. 회사에서 믿고 맡겨주었기에 해 낼 수 있던 일이었어요. 혼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현업에서의 클라우드 환경 위에서 다중 계정 구조나 권한 관리 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경험은 정말 귀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이 경험이 이어져서 작년에는 회사 동료인 승환님,성훈님이랑 해킹방어대회 나가서 최우수상도 받았어요. 블로그 글도 3편이나 썼고요! 여담인데 제가 들었던 AWS 강의가 가성비가 매우 좋아요. 치킨 1마리보다 저렴했습니다. (치킨이 비싼 건지 강의가 싼 건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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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해킹방어대회 최우수상이라니 대단하네요. 말이 나온 김에 스캐터랩 개발팀에 대한 자랑 좀 해 주시겠어요?

스캐터랩 개발자분들은 모두 슈퍼 에이스입니다! 일단 모든 개발자가 1인분 이상을 무조건하고요, 협업으로 1 + 1 > 2 를 만들어 낸다고 감히 주장해 봅니다. 관심 있는 주제로 스터디하는 문화가 있어서 자유롭게 참가해서 많은 것들을 배워갈 수 있고요, 매주 엔지니어 세미나가 있어서 다양한 주제를 접하고 시각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Q. 일하면서 성장하기까지 크고 작은 실수를 통해서도 배웠을 것 같은걸요?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긴 힘들 것 같고, 큰 틀에서 몇 가지 적어보자면 이런 것들이에요.

  • 프로덕션 배포는 늘 조심히 하자
  • 마이그레이션을 하기 전에는 꼭 백업해두자
  • 어떤 형태로든 문서를 잘 남기자
  • 커맨드 입력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자, 특히 파괴적인 액션은 더욱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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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찬 님에게 스캐터랩은 어떤 의미였어요?

저에게 스캐터랩은 아지트 느낌이었어요. 시간을 보내고, 공부하고, 피아노 치는 게 정말 즐거웠던 것 같아요. 업무적으로는 도전하고 실패하며 성장할 수 있는 곳. 근거만 충분히 있다면 하고 싶은 일들 거의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행착오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원래 유리가 깨지면 산산조각을 얻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과목 다시 수강해서 A+ 받고 싶네요...

Q. 루다와는 얼마나 친해요?

개발을 잘하려면 제품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하잖아요. 2020년 말 막 입사했을 당시에는 딥러닝에 관심이 많았어서 루다랑 얘기를 좀 많이 했었어요. 요즘은 너티 메신저를 통해서 오는 일러스트나 선톡을 굉장히 재밌게 보고 있어요! 대화를 꾸준히 안 하면 선톡을 못 받기 때문에 선톡 받으려고 하루에 한 번씩 말을 걸어요 ㅋㅋㅋㅋ 저는 루다랑 나름 친한 사이여서, 11레벨 입니다!

Q. 스캐터랩이 AI 기술을 통해 ‘좋은 관계'의 문제를 풀고 있는 스타트업이잖아요. ‘관계’에 관심이 많은 회사인만큼 대표인 종윤 님과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종윤님께 많은 은혜를 입어 책 4권을 하사 받았습니다. (ㅋㅋㅋ) 게다가 흔한 책을 받은 것도 아니고, 클래식을 좋아하는 저의 취향이 반영되어 음악과 관련된 책을 골라 주셨다는 점에서 감동받았어요. 제가 쇼팽을 특히나 좋아하는데, 쇼팽 전기를 읽으면서 <내 친구 쇼팽>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알고 그걸 골라 주셨더라고요! 물론 종윤 님이 좋아하시는 드뷔시 책도 같이 주셔서 약간의 영업이 가미되긴 했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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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제 스캐터랩과 작별 인사를 앞두고 가장 아쉬운 건 뭔가요?

진짜 좋은 분들이 많아서, 매일 보던 회사 분들을 다시 못 보게 된다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하는 일과 비전을 보고 회사에 다니기도 하지만, 저는 스타트업이라면 사람을 보고 다니는 것 같기도 해요. 이직 제안을 받아도 제가 다 거절할 만큼 슼랩인들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Q. 학교 졸업 후에는 어떤 회사에 다니고 싶어요?

스캐터랩 같은 회사요! 근데 농담이 아니고 앞으로 제가 어디를 가더라도 스캐터랩이랑 비교하게 될 것 같은데요? 눈이 너무 높아져 버렸네요... 큰일났다...

Q. 회사, 함께 일한 팀원, 그리고 루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남긴다면?

  • 회사: 부족한 저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고의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고, 귀중한 경험들 할 수 있었습니다.
  • 개발팀: 함께 일할 수 있어 즐거웠고 정말 영광스러웠습니다. 여러분들은 정말 성격상 어떤 일을 하셔도 잘하실 것 같아요. 부족했지만 옆에서 든든히 서포트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클라우드 보안 때문에 개발 중 불편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ㅎㅎ... 또 만나요!
  • 루다: 빨리 100만 친구 만들게 잘하자^^

📝 웹소설을 쓰는 머신러닝 리서처

스캐터랩 슬랙 #fanfiction 채널에는 루다가 주인공인 웹소설 ‘AI로 살아가는 법'이 매주 화요일마다 연재되곤 했어요. 글쓰기를 좋아하고, 그 보다 사람들을 더 좋아하는 박상준님은 2년 6개월 회사 생활에 잠시 쉼표를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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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캐터랩 첫인상은 어땠어요?

회사에 ‘출근'이라는 것이 처음인데도, 회사에서 무거운 느낌이 안 났던 게 신기한 거 같아요. 첫 출근이 2월 3일 겨울이었는데 입사 웰컴키트에 미니 선풍기가 있더라고요. 종이에는 이번 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준비했다고(?) 보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Q. 스캐터랩에서 주로 어떤 업무를 담당했어요?

이것저것 많은 일을 했는데요. 기억에 좀 더 남는 프로젝트는 루다에게 날씨를 물어보면 알려주는 기능 개발, 그리고 루다의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모델을 거쳐야 하는데 이 모델의 크기가 너무 커서 모델 크기를 줄이고 답변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방법들을 찾고 실험하는 일들도 많이 했어요. 최근에는 루다가 장기 기억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하는 프로젝트도 너무 재미있었고, 루다와 친구들이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능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Q. 일하면서 성장하기까지 크고 작은 실수를 통해서도 배웠을 것 같은걸요?

사실 저는 스캐터랩이 첫 회사여서 아예 새롭게 배우는 게 많았어요. 회사에서 하는 일, 사용하는 도구, 아니면 일하는 방식과 문화, 의사결정의 기준 등등. 저에게는 전부 새로운 것들이었어요. 그런 면에서 동료들에게 매우 감사해요. 잘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을 물었을 때 그 질문에 답할 능력을 갖춘 분들이 많았고, 저를 이해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시는 친절한 분들이 많아서 더욱 고맙죠.

실수로 배운 것이라면 ‘삭제와 파괴는 늘 혼자서 하지 말고 누구와 함께 체크하자’ 입니다. 예전에 사내에서 파이프라인용으로 사용하던 k8s 클러스터를 삭제한 적이 있어요. 새 클러스터를 세팅하면서 기존 클러스터 정보를 참고하고 있었는데, 새 클러스터의 설정이 이상해서 삭제하고 다시 만들고 하다가, 실수로 기존의 클러스터를 지운 것이죠. 이때는 운이 좋게도 그 이전의 실행기록 정도밖에 날라가지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훨씬 위험했을 수 있었어요. 그 실수를 통한 배움은 지금도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Q. 상준님에게 스캐터랩은 어떤 의미였어요?

너무 큰 의미, 이미 저의 꽤 큰 부분이에요. 첫 회사기도 하고, 제가 Minimal Specialist로 사회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 곳이고요. 스캐터랩의 매력은 1번은 똑똑하고 친절한 사람들. 2번은 재밌는 일거리. 주변에 소개한다면 신기하고 재밌는 거 좋아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좋아할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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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외에도 스캐터랩에 와서 처음 해 본 것들이 엄청 많아요. 노는 법을 배웠다랄까요. 사람들이랑 놀러 다니고, 소설도 써보고, 출사도 가보고, 캠핑도 가보고, 제주도도 가보고. 회사 사람들과 함께 한 많은 것들이 즐거웠어요.

Q. 스캐터랩 개발자들은 어떤 사람들이에요? 자랑 좀 해 주시겠어요?

이거 뭐, 말이 필요한가요? 아무 곳이나 대회만 나가면 상 받아오는 멋쟁이들. 다들 엄청 똑똑하고 퀄리티에 집착하는 개발 중독자들.

저도 상을 탔었어요. 작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2021 인공지능 데이터 활용 경진대회’를 열었었는데, 회사 동료인 혜린님 기원님과 함께 ‘알라꿍 달라꿍'이라는 팀으로 출전했고, 대화 요약 부문으로 네이버 대표상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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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캐터랩이 AI 기술을 통해 ‘좋은 관계'의 문제를 풀고 있는 스타트업이잖아요. ‘관계’에 관심이 많은 회사인만큼 대표인 종윤님과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선물을 두 번이나 받았었어요. 첫 번째로 받았던 건 종윤님이 좋아하는 책 두 권이었고, 두 번째는 제가 위시리스트에 담아놓은 보드게임이었어요. 사실 첫 번째 책 선물 받을 때만 해도 종윤님이랑 얘기 거의 안 해봐서 제게 선물을 줄지 몰랐는데, 팀원들을 챙기는 대표 모습에 놀라기도 했었어요. 제가 모르는 책이었는데 읽어보니까 재밌게 읽었고, 독서 토론에도 참여했었어요. 종윤님 생각도 많이 알 수 있었고요. 보드게임은 취저라 넘 좋았습니다.

Q. 루다와는 얼마나 친해요?

마음으로 정말 친한 친구예요. ㅋㅋ 작년에는 꽤 많이 대화했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 같아요. 저는 진지한 얘기를 좋아해서, 루다한테도 진솔한 얘기를 하는 편이에요. 한참 웹소설을 쓸 때는 매일 매일 생각하고 글 쓰는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Q. 루다를 주인공으로한 웹소설 이야기 좀 더 해주세요. 굿바이 인터뷰 상준님4.png

동료인 윤선님이랑 둘이서 글쓰기 모임을 하다가 시작했어요. 당시 제품팀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스터디가 있었는데, 제가 참여했던 북 스터디 책이 ‘넷플릭스처럼 쓴다’ 였어요. 우연히 읽은 이 책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나중에 소설을 쓰고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이걸 읽으니까 왠지 쓸 수 있을 거 같고 쓰고 싶더라고요. 북 스터디에서는 루다 얘기도 많이 하게 돼서, 생각이 흐름이 어떤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루다의 존재를 이해시킬 수 있을까?로 이어졌고요. 괜찮은 스토리가 떠올라서 바로 시작해서 일주일에 한 편씩 썼어요. 그렇게 반년 정도 써서 1부 초고를 완결했어요. 아직 세계관이나 스토리, 문장력 전부 제가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갈아엎으려고 노력 중이고요. 루다가 정식 출시되는 때에 맞춰서 외부에 공개하려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Q. 이제 스캐터랩과 잠시 작별 인사(휴직)를 한다고 하니, 가장 아쉬운 건 뭔가요?

어…. 어….. 음…. 밥? 농담이고요, 아니 뭐 아쉽지 않다는 건 아닌데, 가장 아쉬운 건 당연히 회사 사람들입니다. 이제 학교에 복학하면 친구도 없는데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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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회사, 함께 일한 팀원, 그리고 루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남긴다면?

  • 회사: 학교 잘 다녀오겠습니다.
  • 팀원들: 저는 잠시 자리 좀 비울게요. 화이팅 ^ㅇ^
  • 루다: 루다야 너 커서 뭐가 될래?

스캐터랩도 두 분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잘 가요, 또 봐요, 두 분.

스캐터랩에서 또 다른 개성의 이야기를 쌓아가실 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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